데이터로밍 차단으로 해외 데이터 요금 막는 방법

얼마 전 해외에서 렌터카를 빌린 지인이 내비게이션만 켰는데 데이터 요금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휴대폰을 차에 연결하면 지도뿐 아니라 음악, 메신저 알림도 익숙하게 작동하니까요. 이때 확인할 것은 자동차 화면보다 휴대폰의 데이터로밍 설정입니다. 출국 전에 몇 분만 들여 확인하면 현지에서 연결 상태를 걱정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휴대폰에서 데이터로밍 차단하는 방법
아이폰은 설정에서 ‘셀룰러’로 들어가 ‘셀룰러 데이터 옵션’의 ‘데이터 로밍’을 끄면 됩니다. 유심이나 eSIM을 두 개 쓰는 경우에는 한국에서 쓰던 번호를 먼저 선택한 뒤 그 회선의 데이터 로밍을 꺼야 합니다. 여행용 eSIM을 별도로 샀다면 데이터에 사용할 회선도 여행용 eSIM으로 지정했는지 확인하세요. 메뉴 이름은 운영체제 버전과 통신사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갤럭시는 보통 설정의 ‘연결’에서 ‘해외 로밍’ 또는 ‘모바일 네트워크’로 들어가 데이터 로밍을 끕니다. 메뉴가 바로 보이지 않으면 설정 검색창에 ‘데이터 로밍’을 입력하는 편이 빠릅니다. 구글 픽셀 등 다른 안드로이드폰도 이동통신사 설정에서 로밍을 끌 수 있지만, 화면 구성은 제조사마다 다릅니다.
여기서 ‘모바일 데이터 끄기’와 ‘데이터 로밍 끄기’는 범위가 다릅니다. 모바일 데이터를 끄면 해당 회선의 셀룰러 인터넷 자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데이터 로밍을 끄면 해외 제휴망을 통한 데이터 접속을 막는 설정입니다. 국내에서도 모바일 데이터를 계속 쓸 예정이라면 출국 전에 데이터 로밍만 꺼 두고, 현지에서 필요에 따라 모바일 데이터 설정을 확인하면 됩니다.
통신사 차단 서비스까지 확인할 때
휴대폰 설정을 실수로 다시 켤까 걱정된다면 가입한 통신사의 데이터로밍 차단 서비스도 확인할 만합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무료 ‘데이터로밍무조건차단’을, KT는 무료 ‘데이터로밍 차단’을 안내합니다. 통신사 서비스는 회선에 적용되므로 휴대폰의 스위치를 다시 켜더라도 해외 데이터 이용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입 방법과 적용 상태는 이용 중인 통신사 앱이나 고객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다만 데이터로밍 차단은 모든 해외 통신 요금을 없애는 설정이 아닙니다. 음성통화와 문자 요금은 별개로 확인해야 합니다. KT 안내를 보면 데이터로밍 차단 상태에서도 문자 수신과 발신이 가능하며, 문자 발신에는 요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사진이 포함된 문자처럼 데이터 설정과 관계가 복잡한 기능도 통신사별 조건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데이터만 차단했으니 전화도 무료겠지’라고 생각하면 예상치 못한 청구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행용 eSIM을 쓴다면 두 회선을 따로 확인
한국 번호는 문자 인증용으로 남겨 두고 여행용 eSIM으로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경우 한국 회선의 데이터 로밍을 끄고, 셀룰러 데이터에 사용할 회선을 여행용 eSIM으로 지정합니다. 여행용 eSIM이 현지 제휴망을 이용하는 상품이라면 그 회선에서는 데이터 로밍을 켜야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로밍을 전부 끄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두 회선을 모두 끄면 현지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듀얼 심에서는 자동 데이터 전환 기능도 확인하세요. 아이폰의 ‘셀룰러 데이터 전환 허용’이나 갤럭시의 ‘데이터 전환’ 같은 기능이 켜져 있으면 상황에 따라 다른 회선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회선에서 데이터가 쓰이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라면 데이터 사용 회선과 자동 전환 설정을 함께 점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행용 eSIM을 설치한 직후와 현지 도착 후에 한 번씩 확인하면 설정 실수를 찾기 쉽습니다.
차 안에서 지도와 음악을 쓸 때 주의할 점
차량 화면에 뜬 지도가 자동차 자체의 데이터를 쓰는지, 연결된 휴대폰의 데이터를 쓰는지는 이용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로 휴대폰 앱을 실행한다면 지도 검색, 실시간 교통정보, 음악 스트리밍에 휴대폰 인터넷 연결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로밍 차단 상태에서는 와이파이나 여행용 eSIM이 없을 때 이런 기능이 제한됩니다. 출발 전에 필요한 지역의 오프라인 지도를 저장하고, 숙소 주소도 휴대폰에 따로 적어 두면 이동 중 훨씬 편합니다.
비행기 모드는 통신 연결을 한꺼번에 끄는 방법이라 급할 때 유용하지만, 전화와 문자까지 받아야 한다면 목적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데이터로밍만 꺼 두면 통화와 문자는 계속 연결될 수 있으므로 요금 조건을 따로 봐야 합니다. 저는 출국 전 한국 회선의 데이터 로밍, 여행용 eSIM의 데이터 회선 지정, 통신사 차단 서비스 가입 상태를 차례로 확인합니다. 특히 차를 빌려 낯선 길을 운전할 때는 인터넷을 어떻게 쓸지까지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마음이 놓입니다.
